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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판본 간행의 소요규모

부수
책을 찍기 위한 책판(冊板), 시나 편지 종이를 만들기 위한 시전지판(詩箋紙板), 책의 표지를 꾸미는 능화판(菱花板)과 서판(書板), 현판(懸板) 등이 포함된다.
기간
목판본을 간행하기 위해서는 원고의 작성은 물론 물자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인출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었다. 책의 간행에 소요되었던 시간은 여러 가지 요인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각수(刻手)는 1판을 새기는 데 평균 3일이 소요되었고, 필사본(筆寫本)을 만들 때 필사자는 하루 평균 3장을 쓸 수 있었다. 『간보개간시일기(刊補開刊時日記)』에는 밀암(密庵) 이재(李栽)가 편찬한 『주서강록간보(朱書講錄刊補)』의 간행시의 정보를 알 수 있는데 간행의 경비는 600여냥이 들었으며, 이 중 판각 비용이 222냥, 별도로 도각수(都刻手)와 경각수(京刻手)에게 17냥이 지급되었고 판각에 소요된 시간은 40일이고, 판각의 수정까지 포함하면 150판을 새기는데 총 50일정도가 소요되었다.
인력
목판 판각 사업에는 엄청난 시간과 인력 그리고 재정이 투입된다. 그 예로 ‘퇴계선생문집’의 ‘중간일기’(重刊日記)를 살펴보면, 사업 기간 중 연인원 2,000명에 가까운 인력이 투입되었고, 간행작업이 본격화 되던 1843년 3월 1일 이후 윤7월 16일까지는 간행 장소인 안동 봉정사에 평균 25인 정도의 간임(刊任)이 묵었고 66명의 각수(刻手)가 참여하였음을 알 수 있다.
경비
『퇴계선생문집』 교정본은 목판 2,500판과 32책 11질의 책이 인쇄되었는데, 그 판각비와 인쇄 비용은 얼마나 되었을까? ‘중간일기’에 의하면, 판각비로 462냥 7전 5푼이 들었고 인쇄비로 3,680냥 7전 8푼이 들었다고 되어 있다. 19세기 초반의 경우 1냥은 쌀 6말에 해당하므로 그 금액을 쌀로 환산하면 22,085말이 된다. 다시 그것을 현재의 시가(1말 당 30,000원)로 환산하면 약 6억 6천만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 실로 엄청난 금액이다. 게다가 조선 시대 국가의 주 세입원이 농산물이란 점과 농사의 여건이 지금보다 좋지 않았다는 시대 상황을 감안해볼 때 쌀이 가치는 현재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고, 그런 만큼 그 문집 발간 비용도 훨씬 높았을 것이다. 또 하나의 예로 대산(大山) 이상정(李象靖)의 제자인 대계(大溪) 이주정(李周禎:1750-1818)의 문집(’大溪集’)을 판각할 경우, 목판 140장을 만드는 데 2년 반의 시간과 3,000냥의 비용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 남자노비 한 명의 몸값이 10냥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는 남자노비 300명을 들일 수 있는 거액이다.